고교농구 전통의 라이벌다운 박빙의 승부였다.
용산고는 20일 연세대 신촌캠퍼스 체육관에서 열린 2024 코리아컵 최강전 결승전에서 경복고를 68-66으로 누르고 대회 정상에 등극했다.
엘리트와 클럽 농구 최강자를 가리는 코리아컵 최강전은 지난 4일 개막해 18강, 16강, 8강, 4강을 거쳐 대망의 결승전에 이르렀다.
클럽 팀이 모두 탈락한 가운데 결승전은 용산고와 경복고의 고교농구 라이벌 매치가 성사됐다. 용산고와 경복고의 이번 맞대결은 단순한 라이벌전 그 이상의 의미를 지녔다. 내년 시즌 판도를 가늠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아마추어 농구대회 역사상 유례없는 1000만원의 우승 상금이 걸려 있기에 우승을 향한 경쟁은 더욱 뜨거울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라이벌전답게 경기 전부터 양교의 학부모, 졸업생들이 관중석을 채웠고, 이들은 열띤 응원전을 펼치며 열기를 더했다.
출발은 용산고가 좋았다. 공수 조직력이 완벽히 들어맞았다. 에디 다니엘(192cm,F,C)이 강한 활동량, 스피드를 바탕으로 상대 코트를 찢으며 리드에 앞장 섰다. 이번 대회 들어 물이 오를 대로 오른 곽건우(9점)와 김태인(7점), 김윤서(5점)의 득점 지원까지 이뤄져 용산고는 1쿼터를 34-9로 크게 앞서며 마쳤다. 전반전이 끝난 가운데 양 팀의 스코어는 45-29. 여전히 용산고의 압도적인 리드였다. 한 때 24점을 뒤지며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던 경복고는 윤지원이 홀로 분전할 뿐 나머지 선수들의 야투 감각이 워낙 좋지 않았기에 이 때까지만 해도 용산고의 손쉬운 승리가 예상됐다.
하지만 후반은 전반과는 완전 다른 양상이었다. 경복고도 라이벌 용산고에 이대로 무너질 수 없다는 각오로 3쿼터부터 추격을 개시했다. 경복고는 수비, 리바운드 등 기본적인 것부터 차근차근 다져나갔다.
공격에선 윤지원이 1대1 힘 싸움에서 다니엘을 압도하면서 경기를 지배했고, 동생 윤지훈도 거들었다. 3쿼터와 4쿼터 초반 경복고는 경기 흐름을 완전히 가져오며 순식간에 투 포제션까지 바짝 따라붙었다. 경기 내내 터지지 않던 외곽포까지 터졌다. 혼전양상이 벌어지자 체육관의 데시벨도 덩달아 높아졌다.
경복고는 여세를 몰아 종료 17초 전 윤지원의 레이업 득점으로 2점 차(66-68)까지 쫓았다. 이제는 정말 누가 이길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단, 승부는 너무나도 허무하게 갈렸다.
종료 17초를 남기고 진행된 용산고의 마지막 공격에서 경복고의 선택이 아쉬웠다. 파울 작전이 필요한 상황이었으나, 10여 초 동안 시간을 그대로 흘렸고 종료 0.6초 전에서야 파울 작전을 펼쳤다. 상황은 이미 늦은 뒤였다. 심지어 이 때 파울 개수도 3개였다. 결국 용산고가 남은 시간을 흘려보내며 경기는 그대로 종료됐다. 슬롯사이트
용산고는 에디 다니엘이 32점 15리바운드 2스틸로 맹활약하며 우승을 견인했다. 곽건우 역시 17점 5리바운드 4어시스트 3스틸을 기록하며 뒤를 든든히 받쳤다.
한 때 24점을 뒤진 경복고는 후반 3, 4쿼터 멋진 추격전을 펼쳤지만 역부족으로 아쉽게 준우승에 그쳤다. 제공권 싸움(52-33)에서 상대를 압도했지만 외곽슛(3점슛 2개) 부재 그리고 승부처마다 자유투 정확도가 발목을 잡았다.
비록 패했지만 이번 대회 내내 에이스 노릇을 해낸 1학년 윤지원(33점 15리바운드 4어시스트)의 퍼포먼스는 박수받기 충분했다.
윤지원은 이날도 33점 15리바운드 4어시스트로 맹위를 떨치며 내년 시즌을 더욱 기대케했다. 용산고 에이스 에디 다니엘에 맞서 쇼 다운을 펼치며 시선을 끌기도 했다.
총 18팀이 참가해 3주 간 열띤 경쟁을 펼친 2024 코리아컵 최강전은 용산고의 우승을 끝으로 막을 내리게 됐다.